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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벤처기업의 3-3-3 법칙

맑음/이경애 2006. 7. 23. 09:44
벤처기업의 3-3-3 법칙


벤처거품이 빠졌다고들 한다. 코스닥 등록요건이 강화되고 퇴출된 기업들도 속속 보였던 올 상반기를 보면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시절임은 분명하다. 경제가 어려운 것도 한 몫을 했겠지만, 한 때 일부 증권맨들은 코스닥 불신에 이어 붕괴론까지, 우스게 소리로 할 정도면 과거처럼 '대박'신화를 기대하기 힘든 매력없는 투자시장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코스닥 시장이 이럴진데 코스닥 시장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을 중견 벤처는 고사하고 벤처 새내기들의 고뇌도 이만저만이 아닐 듯 싶다. 벤처 거품이 일고 빠지고, 그러한 인고(忍苦)의 시간들이 어느덧 한 때의 '묻지마' 시절이 추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지금, 다 큰 사람이 아직도 어린애처럼 몽상을 하고 있듯 그 시절 속에서 해매고 있는 벤처들을 만날 수 있다.


벤처기업의 3-3-3 법칙

중소기업청이 신기술·아이디어 사업화 타당성 평가사업 대상인 324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벤처기업들이 신기술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3년이고, 2억∼3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고 닦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 기술이 상용화 될 수 있을 정도까지의 시간은 1년에서 2년(44%), 이를 바탕으로 사업화의 준비기간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47%),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역시 6개월에서 1년(45%) 정도 소요되었다는 분석이다.

조사 대상인 324개의 중소 벤처기업중 현재까지 사업화 준비 단계가 가장 많은 59.9%, 그리고 시장 진입직전의 막바지 사업화 준비비간에 해당하는 기업은 전체의 27.5%가 되었다. 한편 사업화 진척이 안되는 이유로 자금부족(75%), 시장여건-환경요인(10%), 기술 미비(7%) 등의 순으로 3가지를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의 통계조사가 모든 벤처를 대변해줄 수 있지는 않을 게다. 통계조사를 보고 있노라면 적어도 '나 벤처 사장이요' 하기까지 적어도 3년은 걸리고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한 번 해볼랍니다. 투자좀...

프로그래머 출신, 업계경력 7년. 창업을 해보자는 굳은 다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자본'이란 거창한 표현까지는 못되도 어떻게든 꾸려가볼 수 있는 얼마간의 자금, 신뢰와 포부로 똘똘 뭉친 창업동료, 열심히 그려진 사업계획서. 인맥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로 강남 외진곳에 사무실도 얻었다. 전형적인 창업 초기 모드이다.

올 봄에 창업을 했다. 자체 개발한 기술도 없다. 우연한 기회에 시장에 잠깐 풀렸던 몇 해전의 기술을 개발 당사자로 하여금 영업권한을 넘겨받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 사업 소개서도 그럴싸하다. 설명대로 라면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기술을 응용한 상품을 출시하고 제품이 다수의 소비자에게 인식만 된다면 그야 말로 대박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상품이다.

정부관계자, 유명 관련 벤처기업, 대기업 등 사업모델을 들고 동분서주 바쁜시간도 보냈다. 이제 어느덧 자금도 떨어지고 함께 일했던 직원들도 하나 둘 씩 자리를 뜨고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의 인원과 나름대로 수없이 만났던 대상들에게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 회사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투자라고 한다. 시장과 기술을 볼 줄 아는 대상들이 외면했는데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리 없을 것이다. 이 회사는 앞서 중소기업청의 통계에 따른다면 엄연한 '중간 생략'이 된 셈. 이 회사는 '3-3-3 법칙'의 어느 요건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물론 창업전에 많은 준비가 있다거나,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거나 혹은 기술개발보다는 시장의 빠른 진입이 비즈니스모델이 될 때에는 앞선 통계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코스닥에 당당히 입성해 있거나 성장기에 막 접어서려는 벤처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확실한 수익모델 뿐만이 아니라 기업이 건실하다는데에 동의할 것이다. 물론 개중에 일류대 석박사-대기업 출신은 물론이고 든든한 후원자를 배경으로 별 고생없이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학력, 이력, 기술력 그리고 자본력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두뇌, 막대한 자금이 준비되어 있더라도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기술은 반드시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대다수 벤처들은 우수한 두뇌, 막대한 자금이 꿈같은 이야기 일게다. 아직도 과정을 무시한채 막연한 기대로 결국 더욱 큰 고통을 겪게 될 거란 기대가 드는 기업이 종종 눈에 띤다. 벤처기업의 '3-3-3' 법칙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지킨다고 해서 성공할 것이란 이야기도 아니다. 앞선 통계가 현재 벤처들의 현실을 점검할 수 있는 기준으로서만 의미가 있길 바란다.


이재춘 icariane@skyventure.co.kr

출처 : 소잉카페(이경애홈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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